퇴직연금 DB형과 DC형, 뭘 골라야 하나

입사할 때 퇴직연금 유형을 고르라고 하는데, 설명을 들어도 뭐가 뭔지 모르겠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판단 기준은 하나입니다. 내 임금이 오르는 속도와 내가 굴려서 얻을 수익률 중 어느 쪽이 빠른가.

둘의 차이

| | DB형 (확정급여형) | DC형 (확정기여형) | |—|—|—| | 누가 굴리나 | 회사 | 근로자 본인 | | 받는 금액 | 정해져 있음 | 운용 성과에 따라 달라짐 | | 계산 방식 | 퇴직 직전 3개월 평균임금 × 근속연수 | 매년 적립된 돈 + 운용수익 | | 손실 위험 | 없음 (회사가 책임) | 있음 (본인 책임) | | 추가 납입 | 불가 | 가능 (세액공제 대상) |

DB형은 기존 퇴직금과 계산이 같습니다. 마지막 3개월 급여를 기준으로 근속연수를 곱해서 받습니다. 회사가 운용하다 손실이 나도 근로자가 받을 금액은 그대로입니다.

계산식과 임금총액에 무엇이 들어가는지는 퇴직금 계산법에 정리해 뒀습니다. DB형이라면 그 글의 계산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고용노동부 계산기로 직접 확인해볼 수도 있습니다.

DC형은 회사가 매년 연간 임금총액의 1/12 이상을 근로자 계좌에 넣어줍니다. 그 돈을 근로자가 직접 굴려서 불리거나 잃습니다.

판단 기준

임금상승률 > 운용수익률 → DB형

DB형은 마지막 급여가 기준입니다. 연봉이 계속 오르면 그 오른 급여에 전체 근속연수를 곱하니 유리합니다. 호봉제이거나 승진이 예정돼 있다면 DB형이 낫습니다.

임금상승률 < 운용수익률 → DC형

DC형은 매년 그 해 급여 기준으로 적립됩니다. 대신 그 돈이 시장에서 굴러갑니다. 임금이 거의 안 오르는 구조라면, 적립금을 운용해서 얻는 수익이 더 클 수 있습니다.

임금피크제가 있다면 얘기가 다릅니다

임금피크제가 예정돼 있으면 DB형이 불리합니다.

DB형은 마지막 3개월 급여로 계산하는데, 임금피크제로 급여가 깎인 뒤 퇴직하면 그 깎인 급여 기준으로 전체 퇴직금이 계산됩니다. 30년을 일했어도 마지막 급여가 기준이니 손해가 큽니다.

그래서 임금피크제 진입 전에 DC형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DC형은 매년 그 해 급여로 이미 적립이 끝나 있어서, 나중에 급여가 깎여도 이전 적립분은 그대로 남습니다.

전환은 DB → DC 방향으로만 대체로 가능합니다. 반대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임금피크제 시점을 미리 확인해두는 게 중요합니다.

DC형을 골랐다면 방치하지 마세요

DC형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가입만 하고 그대로 두는 것입니다.

기본 설정이 원리금보장 상품(예금 등)으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면 수익률이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칩니다. DC형을 고른 이유 자체가 사라지는 셈이에요.

최소한 1년에 한 번은 확인하시고, 원리금보장과 실적배당 비중을 본인 성향에 맞게 조정하세요. 다만 퇴직이 가까워지면 안정적인 쪽으로 옮기는 게 일반적입니다. 퇴직 직전에 손실이 나면 회복할 시간이 없으니까요.

회사가 유형을 정해둔 경우도 많습니다

둘 중 하나만 운영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이럴 땐 선택권이 없습니다.

둘 다 운영하는 회사라면 근로자가 고를 수 있고, 일부는 DB와 DC를 병행하기도 합니다. 본인 회사가 어떤 제도를 두고 있는지는 인사팀에 물어보거나 퇴직연금 사업자(은행·증권사)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퇴직할 때는 IRP로

어느 유형이든 퇴직할 때는 IRP 계좌로 받습니다.

IRP로 받으면 퇴직소득세가 바로 떼이지 않고 이연됩니다. 나중에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세금이 30~40% 줄어듭니다. 한 번에 찾아 쓰면 그 혜택이 사라지니, 급하지 않다면 그대로 두는 편이 낫습니다.

정리

  • 연봉이 꾸준히 오르는 구조 → DB형
  • 연봉이 거의 안 오르고, 직접 굴려볼 의향이 있다 → DC형
  • 임금피크제가 예정돼 있다 → 진입 전 DC형 전환 검토
  • DC형을 골랐다면 → 최소 연 1회는 운용 상태 점검

어느 쪽이든 퇴직 전에 IRP 계좌는 미리 만들어두세요. 비대면으로 10분이면 됩니다.


이 글은 2026년 기준으로 정리한 참고 자료이며, 특정 상품의 가입이나 투자 판단을 권유하는 글이 아닙니다. 제도 내용과 회사별 운영 방식은 다를 수 있으니 인사팀이나 퇴직연금 사업자, 전문가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