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는 한 시간인데 정리에 30분이 더 걸립니다. 받아 적느라 정작 회의에 집중을 못 하기도 하고요.
전사(녹음을 글로 바꾸기)와 정리를 나눠서 처리하면 이 시간이 5분으로 줄어듭니다.
시작 전에 — 녹음 동의부터
참석자에게 알리고 동의를 구하세요. 이게 첫 번째입니다.
본인이 대화 당사자인 회의를 녹음하는 것 자체는 통신비밀보호법 위반이 아니지만, 회사 규정이나 참석자와의 신뢰 문제는 별개입니다. 몰래 녹음한 게 나중에 알려지면 관계가 상합니다.
“회의록 정리하려고 녹음할게요” 한마디면 됩니다. 대부분 문제없이 넘어갑니다.
외부 업체와의 회의나 민감한 인사 논의는 신중하게 판단하세요.
1단계 — 전사
한국어 회의는 클로바노트가 무난합니다. 화자 분리가 되고 무료 사용량이 있습니다. 다글로, 릴리스AI 같은 도구도 비슷하게 씁니다.
전사 결과는 완벽하지 않습니다. 사람 이름, 회사명, 전문 용어는 자주 틀립니다. 그래서 다음 단계가 필요합니다.
2단계 — AI로 정리
전사된 텍스트를 복사해서 AI에 넣고 정리를 시킵니다. 여기서 프롬프트가 결과를 좌우합니다.
그냥 “정리해줘”라고 하면 줄글 요약이 나옵니다. 읽기는 좋은데 업무에 쓰기 어렵습니다.
이렇게 물어보세요.
아래는 회의 녹취록이야. 다음 형식으로 정리해줘.
1. 결정된 것 — 확정된 사항만. 논의만 하고 안 정해진 건 제외
2. 할 일 — 담당자와 기한을 표로. 담당자가 불명확하면 “미정”이라고 표시
3. 아직 안 정해진 것 — 다음에 다시 논의해야 할 사항
4. 언급된 숫자와 날짜 — 원문 그대로
녹취록에 없는 내용은 절대 지어내지 마. 불확실하면 “확인 필요”라고 써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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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취록 붙여넣기)
마지막 문장이 중요합니다. “지어내지 마”를 명시하지 않으면 그럴듯한 내용을 채워 넣는 경우가 있습니다.
3단계 — 검증
AI가 만든 회의록을 그대로 공유하면 안 됩니다. 반드시 두 가지를 확인하세요.
① 숫자와 날짜 — 전사 단계에서 “삼천만원”이 “3천만원”이 되기도 하고 “13일”이 “3일”이 되기도 합니다. 금액과 일정은 원문을 다시 보세요.
② 담당자 — 화자 분리가 틀리면 A가 한 말이 B가 한 것으로 정리됩니다. 할 일 담당자가 바뀌면 사고입니다.
이 두 가지만 확인하면 나머지는 크게 문제되지 않습니다.
검증을 습관으로 만드는 방법은 AI가 준 자료 검증하기에 따로 정리했습니다. 그리고 녹음 파일을 외부 서비스에 올리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는 회사도 있으니, 회사에서 AI 쓸 때 주의할 점을 먼저 확인하세요.
실제로 시간이 얼마나 줄어드나
한 시간짜리 회의 기준으로 대략 이렇습니다.
| 단계 | 시간 | |—|—| | 전사 (자동) | 3~5분 | | AI 정리 | 1분 | | 검증·수정 | 5분 | | 합계 | 약 10분 |
손으로 정리하면 30분 이상 걸리던 게 10분이 됩니다. 그리고 회의 중에 받아 적지 않아도 되니 논의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이게 더 큰 이득일 수 있어요.
주의할 점
회사 데이터를 외부 AI에 넣는 문제를 먼저 확인하세요. 매출 계획, 인사 정보, 고객 정보가 들어간 회의는 그대로 올리면 안 됩니다. 사내 규정에 AI 도구 사용 지침이 있는지 확인하시고요.
민감한 부분은 가명으로 바꿔서 넣는 방법도 있습니다. “A사”, “B팀장” 식으로요. 다만 그러면 손이 더 가니, 애초에 민감한 회의는 수동으로 정리하는 게 나을 수 있습니다.
녹음 파일 관리도 신경 쓰세요. 전사가 끝나면 원본을 어디에 둘지, 언제 지울지 정해두는 게 좋습니다.
응용
긴 회의를 주제별로 나누기 — “논의된 주제별로 섹션을 나눠서 정리해줘”
메일용으로 다듬기 — “위 회의록을 참석하지 못한 팀원에게 보낼 메일 형식으로 바꿔줘. 배경을 모르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게”
이전 회의와 비교 — 지난 회의록과 함께 주면서 “지난번에 정한 것 중 아직 안 된 게 뭔지 짚어줘”
마지막이 의외로 유용합니다. 미결 사항이 반복해서 밀리는 걸 잡아냅니다.